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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살리기 처방전 : 물을 먹는 것은 결국 말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8월 05일(일) 20:50
↑↑ 이종훈 편집국장
ⓒ 경북연합일보

전통시장 살리기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여전히 전통시장은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지금껏 쏟아 부은 노력만 본다면 가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세 자영업들로 구성된 전통시장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이 참으로 시급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아날로그형 자영업 집단인 전통시장은 처음부터 거대자본력과 디지털 아이디어로 무장한 이마트, 홈플러스 등 초대형 마켓과 상대가 되지 못했다.
 부랴부랴 현대식 아케이드를 덮었고 점포를 현대식으로 단장했다. 전통시장 전용 '온누리 상품권'을 발행하고 공무원들에게 복지비의 10%를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했지만 허사였다.
 급기야 요일을 정해 초대형마트들의 문을 닫게 하고 있지만 성과는 글쎄다. 시민들의 눈길조차 붙들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노력들이 전통시장 중흥의 마중물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고민의 핵심이다. 지역 경주의 전통시장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지진으로 관광객이 뜸해지면서 영세 상인들의 고통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전통시장의 영세성이 문제고 업종의 몰개성이 문제다. 영세성은 경쟁력과 직결된다. 전통시장은 영세상인들의 집합체이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경쟁에서 밀린다. 이거야 할 만한 개성도 없다.
 초대형마트는 소비자 심리를 꿰뚫고 있다. 동선부터 과학적이다. 움직임 하나하나 까지 꼼꼼히 챙긴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하면 쾌적함을 느끼고 매장 내에 더 머물게 만들지를 안다. 품질도 좋고 물건도 없는 게 없다. 한번 발을 들이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한 생필품을 한곳에서 다 구매하게 만든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일 수는 없다. 물을 먹는 것은 결국 말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다. 관광객과 시민이 제 발로 시장을 찾고 소비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초대형마트는 속성상 전통을 담을 수는 없다. 초대형마트와의 역할 분담 전략이 필요하다.
 경주는 관광도시의 특성상 자영업 비중이 크고 그 역할 또한 막중하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자고 먹고 즐기고 사는 모든 것이 자영업의 몫이다.
 전통시장도 경주의 자영업도 전통에서 생존의 비법을 찾아야 한다. 경주가 오래 생존하는 길이기도 하다.
 만사 제치고 전통시장과 자영업을 살려야 하는 이유다. 이미 중심상가 상당수가 문을 닫았거나 개점휴업상태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경주중앙시장이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 특성화사업(문화관광형)에 선정됐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소식이다.
 관내 호텔, 리조트 등과 연계해 관광객들의 동선을 시장으로 이끌어 내고 지역축제와 연계된 볼거리를 제공하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변신시키겠다는 계획인데 기대가 크지만 오래 버틸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얼마나 영세한 체질을 개선하고 '경주의 것'으로 특화하느냐가 결국 성공의 관건일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신라를 불러와 모든 업종에 접목시키는 작업이 시급하다. 소비는 가격과 품질에 의해 움직이지만 경주만의 '특별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음식이든 뭐든 간에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필요한 것은 삶과 문화가 살아 있는 거리다. 그래야 관광객이 온다.
 파리를 방문하는 사람이면 한번쯤 가고 싶어 하는 파리의 명소 벼룩시장은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그런 점에서 몸집이 작고 창의적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버스킹과 프리마켓들과의 연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들이 살아있는 마중물이 되어야 경주의 전통시장과 자영업이 산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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