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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시론
원효와 경주 월정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1월 31일(수) 19:13
한국이 낳은 세계적 종교가를 말한다면 신라 불교 사상에 빛나는 원효의 이름이 떠오른다.
 2월 1일 오늘 경주시가 4월 준공을 앞두고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임시 개방한 '월정교'를 보면서 1천300년 전 원효대사와 요석공주가 월정교를 거닐며 사랑을 나눴던 모습을 연상해 본다.
 원효(元曉, 617~686)는 우리나라 불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상가이자 학자로서 240여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겨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불교에 막대한 영향을 줬다.
 7세기에 신라에서 69년의 생애를 산 원효의 사상이 그 동안 한국·중국·일본과 동아시아에 걸친 특출한 보편 사상이 될 수 있었고, 나아가서는 미래를 살아야 할 인류를 위한 값진 사상으로 빛날 수도 있었던 것을 우리는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원효가 창건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많은 사찰과 각종 일화와 설화 등을 통해 지금도 불교에 국한되지 않고 종교 안팎으로 숭앙받는 역사 인물로 추앙되고 있다.
 현재 원효를 창건 또는 중창주로 모시는 사찰은 전국에 80여 곳에 이른다. 이것은 근현대에 이르러 원효가 대중들의 높은 존경을 받는 역사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를 이용한 사찰의 세력 확대를 위해 시조로 모시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효의 출생지인 경산시에서는 지난해 10월 18일 삼성현역사문화관 강당에서 '동아시아 불교와 원효대사의 위상'이라는 주제로 삼성현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또 원효탄생 1400주년 기념특별전시회도 삼성현역사문화관 1층 로비 및 기획전시실에서 이날부터 12월 31일까지 개최됐다.
 원효는 일찍이 '화쟁(和諍)'으로써 갈갈이 갈라진 당시 불교계의 이견과 쟁점을 원만하게 하나로 융화시키는 진리의 길을 열었고, 무애행(無碍行)으로써 지극히 높은 곳에 있는 불교의 진리를 대중 속의 생활로써 실천했다.
 원효는 같은 불교의 진리를 가지고 백 사람이 다 각각 다르게 말하며 다투는 말(諍)을 하나의 커다란 세계 속에 융합 조화(和) 시켰다. 쏟아지는 빗줄기 같은 수많은 논리, 달리는 구름떼와 같은 내 말만이 옳다는 논란, 저 말은 아니고 이 말은 옳다는 주장, 이 말만이 오직 진리라는 편견, 그런 쟁점을 모아 가리고 골라 조화시킨 것이 그의 화쟁론이다.
 원효의 '무애행'은 보통 사람 차림으로 보통 사람들이 사는 시중거리, 촌락으로 다니며 춤과 노래를 통해서 대중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사상이나 종교가 있어야 할 까닭은 한마디로 왜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 때문일 것이다.
 불교의 진리 또한 그런 데로 귀일심원 한다고 할 수 있다. 2천수백년 전에 인도에서는 석가 세존이 그에 대한 물음과 대답을 말했고, 1천300년 전에 한반도에서는 원효가 다시 그런 물음과 대답을 제시했다.
 그들이 가르친 불교에서는 사람마다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것을 사람의 생활과 더 결부시켜 생각한다면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원효는 어느 날 거리를 누비며 "누가 자루 빠진 도끼를 나에게 주지 않겠는가? 내 하늘을 받칠 기둥을 다듬고자 하는데…誰許沒柯釜我斫支天柱(수허물가부아작지천주)"라며 노래 불렀다.
 사람들은 아무도 그 노래의 의미를 알지 못했는데 태종 무열왕이 이 노래의 의미를 알고 말했다.
 '아마도 스님이 귀부인을 얻어 훌륭한 아들을 낳고자 하는구나, 나라에 위대한 인물이 있으면 이 보다 더 좋은 일이 없지'라고 했다. 그 당시 요석궁에는 요석공주가 있었는데 왕은 궁리(宮吏)를 시켜 원효대사를 찾아 요석궁으로 맞아들이게 한 것이다. 이 인연으로 원효대사와 요석공주는 사랑을 했고, 신라 10현(賢)의 한 사람인 설총을 낳았다.
 경주시는 월정교 준공과 함께 원효와 요석공주를 테마로 한 관광상품 개발과 스토리텔링으로 관광객들에게 재미와 설렘을 선물하는 새로운 명소가 되도록 하려면 지금부터의 노력이 중요하다.
이종훈
논설위원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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