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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해자서 가장 오래된 '목재 배' 나왔다
"월성 발굴 유물, 특별전서 한눈에"… 5일∼6월 2일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한성백제박물관, 학술교류 협약…월성 발굴 성과 공개
40㎝ 길이 축소 모형 배…준구조선 형태, 실제 배처럼 선수·선미 정교히 표현
'불에 그을린 흔적' 등불 올린 뒤 물에 띄운 듯…신라 왕실 의례용 유물 가능성 커
목재 방패 2점 출토, 현존 유물 중 가장 온전한 형태…'손잡이' 방패 1점 발견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에 나오는 방패 존재…경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02일(화) 19:09
ⓒ 경북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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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조사 성과 특별전 5~6월 2일
 경주 월성 발굴조사(22만 2천㎡)는 올해로 5년차이며, 지금은 성벽(A지구)과 건물지(C지구), 해자를 조사 중이다. 이제까지 월성 C지구에서는 건물지를 비롯한 내부 공간 활용 방식과 삼국~통일신라 시대에 걸친 층위별 유구 조성 양상이 확인됐다.
 월성 해자는 물을 담아 성 안팎을 구분하면서 방어나 조경(造景)의 기능을 했으며, 다양한 의례가 이루어진 특별한 공간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패와 목제 배 등 이번에 공개되는 유물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월성의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유물들은 오는 5일∼6월 2일까지 서울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이인숙)에서 열리는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한성백제박물관이 지난 2월 체결한 학술교류 협약을 바탕으로 월성 발굴조사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한 자리이다.

△의례용 배 모양 목제품'출토
 2일 공개된 축소 모형 목재 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통나무배보다 발전된 형태로 실제 배와 같이 선수(뱃머리)와 선미(배꼬리)가 분명하게 표현된 준구조선(準構造船)으로 크기는 약40cm이다. 특히, 배의 형태를 정교하게 모방하고 공을 들여 만들었는데, 안팎에서 불에 그슬리거나 탄 흔적이 확인됐다.
 월성 수혈해자 최하층에서는 나무 방패와 제작 시기가 거의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제 배 모형도 출토됐다.
 의례용으로 보이는 이 배 모형은 길이가 약 40㎝다. 국내에서 확인된 동종 유물 중에서 가장 오래됐고, 실제 배처럼 선수와 선미를 정교하게 표현했다. 배는 단순한 통나무배에서 복잡한 구조선(構造船)으로 나아가는 중간 단계인 준구조선 형태로, 불에 그슬리거나 탄 흔적이 확인됐다.
 재질은 약 5년생 잣나무류이며, 제작 시기는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4세기 중반에서 5세기 초반 사이로 나타났다. 목선 중에는 이보다 시기가 이른 유물들이 있지만, 조각으로 발견돼 완전한 형태를 유추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소장은 "배 가운데에 불을 놓은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등불을 올린 뒤 물 위에 띄운 듯하다"며 "어떤 형태의 의례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신라 왕실을 위한 의례용 유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카누처럼 길쭉한 배 모형의 폭과 길이 비율이 1:9로, 실제 배 형태와 흡사하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광주 신창동 유적이나 부여 쌍북리 유적에서 나온 고대 목제 배 그릇은 폭과 길이 비율이 1:3이며, 배 모양 토기는 장식적 요소가 매우 강한 편이다.
배 모형은 일본에서 500여 점이 나왔고 관련 연구도 활발한데, 월성 배 모형과 비슷한 유물로 시즈오카현 야마노하나 유적에서 출토한 5세기 유물이 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이 배 모형은 길이가 54.8㎝다.

△고대 방패 출토
 방패 제작 시기는 모두 340∼410년대 사이로 분석됐다. 5세기 방패는 경북 경산 임당동에서 출토된 적이 있으나, 월성 유물이 더 온전한 형태를 갖췄다.
 방패 중 한 점에는 손잡이가 달렸는데, 연구소는 손잡이가 있는 고대 방패가 발견되기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방패 크기는 가로 14.4㎝·세로 73㎝이고, 두께는 1㎝다. 손잡이 없는 방패는 이보다 조금 더 커서 가로 26.3㎝·세로 95.9㎝·두께 1.2㎝다.
재질은 잣나무류이며, 손잡이는 느티나무로 파악됐다. 방패 겉면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동심원과 띠 같은 기하학적 무늬를 새기고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칠했다.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고대 방패는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에 나오는데, 손잡이가 없는 방패는 의장용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방패에 그린 그림은 벽사가 목적이라는 견해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손잡이가 있는 방패는 일부가 깨져서 작게 보이지만, 두 방패는 크기가 거의 같았을 것"이라며 "방패를 보면 같은 간격으로 뚫은 미세한 구멍이 있는데,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끈 같은 줄로 엮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일본에서는 고대 방패가 다수 출토됐는데, 실로 엮기 위한 구멍과 기하학적 문양이 월성 방패와 비슷하다"며 "방패가 한일 문화 교류사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라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목간
 이전에 526년 혹은 586년으로 짐작되는 '병오년'(丙午年) 묵서 목간이 나온 월성 해자에서는 이번에도 신라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목간들이 발견됐다.
 그중 한 목간은 삼면에 글자를 적었는데, 국보 '단양 신라 적성비'에 등장하는 지방관 명칭인 당주(幢主)를 명기한 두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내용은 당주가 음력 1월 17일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보고하거나 들은 것으로, '벼 세 석, 조 한 석, 피 세 석, 콩 여덟 석'(稻參石粟壹石稗參石大豆捌石)이라는 곡물과 수량을 기록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벼, 조, 피, 콩이라는 순서는 곡물 중요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고, 숫자는 원래 글자보다 획 수가 많고 복잡한 '갖은자'를 사용했다"면서 "신라가 통일 이전부터 갖은자를 썼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조사를 통해 월성 해자 본래 모습과 신라인 식생활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도 확보했다.

△신라 씨앗과 열매, 어린 멧돼지뼈
 연구소는 고운체를 사용해 신라 씨앗과 열매 63종과 생후 6개월 안팎의 어린 멧돼지 뼈 26개체, 곰 뼈 15점도 찾았다. 해자 내부 흙을 1㎜이하의 고운 체질로 걸러 총 63종의 신라의 씨앗과 열매도 확보했는데, 국내 발굴조사 상 가장 많은 수량이다.
 그리고 해자 주변의 넓은 범위에 분포했던 식물자료를 알아보기 위해 화분분석을 실시해 물 위의 가시연꽃, 물속에 살았던 수생식물(水生植物), 해자 외곽 소하천(발천 撥川)변의 느티나무 군락(群落) 등을 파악했다. 추후 경관 복원의 근거가 될 것이다.
 이 밖에 물의 흐름·깊이·수질을 알려주는 당시의 규조(珪藻, 물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를 분석해 해자에 담겼던 물의 정보도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신라인들이 가시연꽃이 가득 핀 해자를 보며 걷고, 느티나무숲에서 휴식을 취했을 5세기 무렵 신라 왕궁의 풍경을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해자 내부에서 확인된 6개월 전후의 어린 멧돼지뼈 26개체는 신라인들이 어린개체를 식용(食用) 혹은 의례용으로 선호했던 것을 시사해준다. 또한, 삼국 시대 신라 왕경에서 최초로 확인됐던 곰뼈는 현재까지 15점(최소 3개체)이 나왔는데, 앞발과 발꿈치 등 특정 부위를 집중적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적이다.
 이 외에도 2~3세기부터 분묘 유적에서 다수 출토되는 수정(水晶)도 가공되지 않은 원석상태로 출토했고, 통일기 이후에 조성돼 사용된 3호 석축해자의 바닥 지점에서는 단조철부(鍛造鐵斧, 쇠도끼) 36점을 확인했다. 철부는 실제 사용 흔적이 있었으며, 석축해자 축조과정 혹은 의례 등과 관련해 한꺼번에 폐기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경주 월성 학술조사에 있어서 철저한 고증과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또한, 정기적인 조사성과 공개, 대국민 현장설명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술조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희동 기자 khd@kby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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