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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 합리적 행정구역 개편 급선무
[경북기초의회 대해부 ⑤ 전망 및 길찾기]
중앙-지방 단층구조 속 단일 지방광역의회 운영 돼야
시민위원회 개편 무보수 일당제 환원
의회 불투명성·저생산성 극복 나서야
의정활동 객관적 분석평가 기준 마련
평가위 설치 성과급 차등 지급 방법도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9월 30일(일) 19:59
◇지방소멸 대응 제도 개선
 지금까지 경북기초의회가 어떻게 작동해 왔는지 미시적 관점에서 기초의원들의 행태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기초의회를 바라보는 여론도 살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실망스럽다. 민선자치시대가 열린 지 이미 오래인데도 우리 경북기초의회는 여전히 뒷걸음질치고 있다.
 경험이 일천하다면 시행착오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미 그럴 단계는 지났다. 이는 필시 체질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구조적,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경북자치의 성공을 위해서도 반드시 기초의회의 통폐합 등 재건축을 통한 구조 기능적 측면의 개혁은 이루어져야 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내부적 요인이다. 전국 기초의회의 공통적인 현상이겠지만 경북 기초의회의 현저히 낮은 생산성이 문제다. 매년 막대한 예산이 기초의회 운영비로 지출되지만 생산성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
 광역-기초의 중복적 의회구조뿐만 아니라 기초의회 간에도 지나치게 소지역간 단절 구조로 되어 있다 보니 중복돼 이로 인한 예산 낭비 요인이 크다. 기초의원의 봉사정신 결여 등 자질 부족도 기초의회 개혁을 서두르는 이유다.
 둘째는 외부적 요인이다. 외부적 요인에는 먼저 우리 사회의 인터넷환경변화를 들 수 있다. 현실과 곧바로 이어지는 사이버광장은 언제나 열려 있다. 사이버광장은 곧 현실 속 광장이다.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동시에 하나의 광장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시대에 굳이 형식적인 기초의회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다양한 주장을 통해 자치행정에 참여하고 활발한 감시활동을 펼치는 시민단체의 활동도 옥상옥이나 마찬가지인 기초의회의 존재에 회의적이게 만든다. 일선 지자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가 건강한 시민단체들이다.
 
 ◇구조·기능 개혁수술 필요
 마지막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인구 변동은 기초의회 창조적 폐지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출산율 저하와 대도시로의 급격한 인구 이동에 따른 인구 감소는 경북기초의회의 지역간 불균형과 비효율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일본창성회 좌장 마스다 히로야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도쿄 등 대도시권 말고는 거의 전지역에서 감소현상이 나타나고 인구 5만 이하 도시는 감소추세가 급격하다. 지자체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일본의 추세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우리 역시 최근 고용정보연구원이 발표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낮은 출산율, 결혼기피현상, 도시로의 인구 유출 등으로 인해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경북 시·군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인구 절벽이 현실화되고 빈집이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이제 지방인구 소멸, 지방도시 소멸은 시간문제다. 경북은 소멸위험군에 속한 도시가 유독 많았다. 23개 시·군 중에서는 봉화, 예천, 영천, 상주, 문경, 안동, 울릉, 울진, 성주, 청도, 고령, 김천, 경주, 영주, 의성, 군위, 영덕, 영양 등 무려 18개 시·군이 포함됐다. 지금처럼 지방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해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대도시로의 인구 푸시현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구 문제는 경제문제, 문화적 가치문제 등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빚어지는 현상이다. 따라서 당장 멈춰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국가사회가 전력을 다해도 적어도 한 세대 안에 원상 복원시킬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이 같은 인구의 심각한 감소와 지역간 불균형은 기초의회 건전성의 가장 큰 저해요인 중 하나다. 그런 점에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행정구역개편은 기초의회 개혁의 가장 시급하고 필수적인 선결과제다.
 행정구역 개편은 국가와 지방의 영속적 발전을 위해서도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일본 역시 이 과제를 화두로 올려놓고 해법에 골몰하고 있다. 일본은 도시 경쟁력을 키움으로써 지방 도시를 재생코자 정령시, 중핵시를 만드는 등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도쿄 등 대도시권으로 인구유출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50만, 100만, 인위적으로 자를 게 아니고 생활권, 발전유사성, 문화적 동질성, 교육 인프라 등에 따라 하나의 행정단위로 묶어야 한다.
 인구 규모에 정답은 없지만 경북도가 도정4개년계획에서 묶어놓은 4개 권역 정도가 그런 점에서 참고할만하다.
 
 ◇ 정치권의 대승적 결단 필요한 때
 기초의회는 풀뿌리민주주의의 기초다. 폐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지금의 모습대로 둘 수는 없고 어떤 형태로든 구조와 기능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기초의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이미 지난 정부와 국회에서도 있었다. 비록 무산됐지만 국민의당 案(안)이 설득력 있다.
 광역시 기초의회를 없애고 광역의회를 강화하고 행정구별로 지역위원회를 설치하는 안이다. 국민의당 안처럼 구·군의회를 일정 부분 광역의회에 흡수·통합시키고 행정구별로 지역위원회를 두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 광역시 기초의회 폐지는 인구 분포나 행정구역의 구분상 오히려 쉽다. 정치권의 대승적 합의만 이루어지면 쉽게 단행할 수 있다.
 서울시 역시 영국 런던처럼 해체하고 수도 서울시를 포함해서 6~7개 시로 나누고 광역시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일선 23개 경북기초의회다. 현행 기관대립형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두 가지 개혁안을 제시할 수 있다. 단 기초의회 개혁을 위해서는 미래지향적인 행정구역 개편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경북도를 현행대로 하나의 자치단체로 둔다면 4개 권역 정도의 광역으로 나누고 4개의 도의원제로 구성하는 것이다. 제1, 2, 3, 4도의원으로 나누어 전체 규모를 인구비례에 따라 80명+α정도로 구성한다. 평소에는 각 구역의원으로 활동하고 경북도 예결산심사와 행정사무감사 등은 전체로 활동한다. 그 밑으로 현행 기초의회를 인구 비례에 따라서 적정 규모로 쪼개어 배치한다.
 둘째 경북도를 2~4개 권역으로 통폐합해서 광역시로 나누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각 시의 시의원을 뽑고 그 밑에 기초의회를 둔다. 이 같은 행정구역 개편을 전제로 제1안은 경북 23개 시·군의회는 스코틀랜드 같은 지역평의회 기능을 하는 시민위원회(가칭)로 구성하고 무보수 일당제로 환원시키는 것이다. 회의 일수에 따른 일당과 활동비를 지급한다. 여러 시민단체들 중의 하나로 위치시키고 다만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이익과 의견, 비판기능을 결집하고 대변하는 기능을 담당하면 좋을 것이다.
 제2안은 역시 경북도의 행정구역 개편 때까지 한시적으로 현행 유급화는 그대로 유지하되 기초의원에 대한 평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되는 평가위원회를 시도별로 4년마다 한 번씩 설치하고 기초의원들의 활동 성적을 평가해 50~70%는 기본적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이다.
 문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활동이 우수한 기초의원에게는 그대로 지급하고, 부진하고 불성실한 기초의원에게는 차등 지급함으로써 의회운영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당공천제도 우리 기초의회를 저속하게 변질시킨 주범이다. 순수하게 봉사해야할 기초의회를 정치화시켰다. 중앙당-광역의회, 중앙당-기초의회로 이어지는 당의 위계질서는 기초의원을 주민의 시녀가 아닌 정당의 시녀로 만들어 버렸다. 따라서 기초의회에서 정당공천제의 해악을 걷어내는 작업도 반드시 필요하다.
 
 ◇정당공천제의 해악도 걷어내야
 제3의 안은 스코틀랜드처럼 시의회가 시행정을 책임지는 기관통합형 방식이다. 에딘버러시의 경우를 예를 들면 현재 시장은 다수당 출신의 시의원이다. 시이면서 하나의 주로서 기능하고 있는 에딘버러는 시장이 주지사를 겸임, 지방을 대표하고 있고 우리의 부지사격인 수석집행관을 따로 임명해서 시의 살림살이를 맡기고 있다. 우리도 광역의회를 그런 식으로 운영해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의회 내의 다수당이 집권하면서 별도의 전문 집행관제도를 두어 자치를 운영하면 전문성도 살리고 현행 자치제도의 불투명성과 저생산성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3안 역시 행정구역 개편은 필수다. 경북도를 전체 4개 권역 하나의 광역의회로 구성하는 방식과 2~4개의 광역으로 분리해 각각 독자적인 광역의회를 구성하는 두 가지 방식을 취할 수 있다. 두 방식 모두 지방선거에서 정파별로 지명되거나 무소속으로 지원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현재의 도지사나 시장 선거방식으로 광역의원을 뽑고 최다 득표자가 도지사나 시장이 되고 다수당에서 의회 의장이 되는 방식이다.
 기초의회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역시 광역의회 밑에 두면 된다. 기타 광역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별로 투표해서 의회를 구성하면 된다. 광역이든 기초든 의원의 봉사성을 강화하는 것은 절대적이다. 복잡한 것은 고비용을 요구한다. 운영하기에도 힘들고 비효율적이기 쉽다.
 효율적인 행정구역 개편과 함께 풀뿌리기초의회의 발전적 해체를 서둘러 기초의회는 말 그대로 민주주의의 학교로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어떤 형태의 자치제든 기초의회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가되 중앙-지방의 단층구조 속에 적정 규모의 단일 지방광역의회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 광역의회는 정당공천제를 유지하면서 민주정치대학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이제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어떤 제도든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의식개혁도 중요하다. 정부나 정치권은 허울뿐인 지방분권을 외치지 말고 당리당략을 떠나 지방자치의 안정적 도약을 위해 기초의회 개혁의 공론화 작업에 나서야 한다.
 정준기 기자(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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