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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기획/특집
본분 저버리고 혈세만 낭비
[경북기초의회 대해부 ③기초의회의 현주소 (上)]
끊이지 않는 외유성 해외연수…보고서는 여행안내문 수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9월 10일(월) 19:55
◇ 겉멋 든 기초의원들
 경북기초의회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찾아보고자 했다. 접근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의 우리 경북기초의회를 가장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기초의원들의 의정행위를 분석하는 행태론적 접근법이다.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사소한 것 하나라도 허투루 넘기지 않도록 노력했다.
 경북도내 23개 시·군 기초의회를 전수 조사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현실 여건상 경주시와 영천시, 예천군의회를 중심으로 의원 행태를 집중 분석했다.
 각종 통계 자료와 함께 예천군의회나 영천시의회의 경우는 지난 제7대 4년간의 회의록을 샅샅이 뒤졌다.
 기초의회의 건강상태는 기초의원을 보면 안다. 분석하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봉사정신, 성실성, 청렴도, 전문성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현재 기초의회의 상태가 어떤지 살펴보는데 회의록만한 자료는 없다. 그래서 회의록을 중심으로 하고 각종 통계자료를 분석 보조 자료로 활용했다.
 분석 지표로 사용한 봉사정신과 성실성, 청렴도는 넓은 의미에서 하나의 범주에 들어간다.
 끊임없이 논란이 일고 있는 외유성 해외연수 등 주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행태는 봉사정신의 부족으로 평가할 수도 있고 성실성과 청렴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초의원의 전문성 역시 조례 제·개정행위를 통해 파악할 수 있지만 행정사무감사나 연도별 예·결산 심사행위를 통해 드러나기도 한다. 이것 역시 동시에 봉사정신, 청렴도, 성실성을 평가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그동안 경북 기초의회는 시·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속된 말로 밥값을 전혀 못했다.
 제7대울진군의회 몇몇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고 6대 때에도 두 명의 의원이 뇌물수수 비리로 자진 사퇴했다.
 비단 경주시의회만의 일이겠는가 마는 지난해 경주시의회 의원들이 가뭄 속에 고통을 받고 있는 주민들을 뒤로 한 채 고즈넉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가 시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 경북연합일보
 
 ◇ 시·군민 기대에 부응 못해
 이밖에도 각종 이권 개입, 비리 의혹, 몰상식한 언행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표1>에서 보는 것처럼 일부 기초의회 의원들은 수십 만 원짜리 금배지를 달고 있다. 상주시의회, 봉화군의회의 경우 조례에는 재료는 순은으로 하고 순금으로 도금을 한다고 돼 있다.
 청도군의회, 영천시의회, 군위군의회, 김천시의회, 문경시의회 역시 재료는 18금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의성군의회는 재료를 순금 또는 순은으로 하고 순은으로 할 경우 순금으로 도금한다고 돼 있다. 칠곡군의회는 순금으로 한다고 돼 있다.
   설령 자기 돈으로 만든다고 해도 비난을 면키 어려운데 시민들의 혈세로 만들었다니 놀랍다. 재질에 관한 구체적인 규칙이 있든 없든 금배지를 달겠다는 발상 자체가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청렴의무에도 배치된다. 이쯤 되면 청렴도는 낙제 수준이다.
 모순적이게도 이들 지자체들은 하나같이 가난하지만 기초의원들은 오히려 넉넉했다. 씀씀이만 보면 가난한 지자체의 기초의회 같지 않다. 경북 기초의원들은 자신들의 복지에 너무나 관대했다. 관광성 해외 연수를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강행해 왔다. 경주시의원의 해외연수 일정표(<표2> 참조)를 보면 도민들은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하다.
ⓒ 경북연합일보

 ◇ 재정자립도 바닥에도 운영비 펑펑
 예산 낭비 행태는 그뿐이 아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설립된 전국의장협의회 외에 지역별 의장협의회는 법적 근거가 없는 단체이니 세금으로 회비를 내면 안 된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7월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을 일부 개정, 법적 근거가 있는 전국의장협의회 부담금만 예산에서 납부할 수 있도록 명시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일부 기초의회를 제외하고는 올해도 수백만 원씩 혈세를 회비로 내 해외여행이나 경조사비로 쓸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의장 개인 돈을 낸다면 상관없다. 상주시의회는 2015년부터 2018까지 무려 3억1333만원을 디지털 방송시스템 구축에 쏟아 부었다. 이들 기초의원 한사람 밑으로 들어가는 돈이 무릇 얼마인가.
 예컨대 재정자립도가 10.3%밖에 되지 않는 봉화군의 경우 의회운영비만 14억여 원이 든다. 총 8명의 기초의원에게 들어가는 돈이 1년에 의정활동비만 3억여 원 정도다. 재정자립도가 11.3%밖에 되지 않는 청송군의 경우도 의회운영비가 6억6천 여 만원이나 된다. 23개 기초의회 중 극히 일부만 살펴본 결과다.
 기초의원들의 의식 수준 또한 말문이 막히게 한다. 지난해 외유성 해외연수로 물의를 일으켰던 경주시의회의 경우는 특히 놀랍다.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듯 쏟아졌지만 공식적인 사과는 한번도 없었다. 회의 자리를 빌려 시민들에게 사과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2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부터 2017년 8월 29일 22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까지의 회의록을 샅샅이 뒤졌지만 없었다.
 회의가 열린 2017년 7월 25일은 경주시민들이 연일 계속되는 가뭄과 폭염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할 때였다. 외유 논란에 휩싸였던 의원들이 의회로 복귀한 직후이기도 하다. 이날 참석 인원을 보면 외유 의원까지 모두 21명이 참석했다. 외유 논란을 일으켰던 의원들 중 C의원은 다시 당선됐다.
 10시13분 개회해서 불과 7분만인 10시 20분에 산회했다. 회의 시간도 일반인의 상식으로 보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의원 21명이 시민들에게 사과 한마디씩만 하더라도 7분은 넘었을 것이다. 물밑 회의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회의록만 보면 그렇다.
 인도의 벤치마킹도 중요하다. 그러나 시급한 것도 아니었고 가지 않아도 무방했다. 시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해야 할 의원들이 그 상황에서도 굳이 해외연수를 간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C의원에게 지난해 연수에 대해 물었지만 "견문을 넓히기 위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기를 쓰고 간 지난해 경주시의회의 공무국외여행보고서를 검토해 봤다. 뭔가 특별한 게 있을까 해서다. 자신들이 보고 경험한 것들을 경주시에 접목시켰으면 하는 바람은 여러 군데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느낌, 거기까지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발상이나 연구 노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부분 역시 일반 시민들이 가지는 정도의 생각 수준에 머물렀다. 연수가 끝난 뒤 1~2년, 경주시 발전을 위한 연구모임이나 의회 차원의 노력이 있나 싶어 2017년 임기 마지막 제225회 임시회까지 검토했다.
 기초의원 개인이나 의회 차원의 어떠한 움직임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내친 김에 다른 것들도 살펴봤다. 2015년 경주시 경제도시위원회가 낸 24쪽 분량의 공무국외여행보고서에는 이모 의원이 쓴 연수후기 속에서 여행지를 경주시와 비교하면서 나름의 대안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고민한 흔적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의원은 낙선했다.
 다음은 2017년7월15일~23일까지 '2017 경주시의회 글로벌체험 국외연수'연수 후기에 나와 있는 모 의원의 글 중 한토막이다. 시의원이 보는 공무원상이다. 경주시민들이 타는 가뭄 속에서 인도로 떠난 시의원들을 어떻게 볼지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아그라시청을 방문하였다. 오래된 관청은 낡았으며 공무원들은 에어컨도 가동하지 않고 업무를 보고 있었다. 시민들을 위한 봉사란 명분으로 크고 넓은 사무실에서 회전의자를 굴리는 우리의 공무원들과 비교된다."
 
 ◇ 선진의회 견학, 결과물은 없었다
 기초의회에 주어진 국외여행은 공무다. 즉 의정의 연속이다. 2015년 경주시의회의 중국 곤명시 방문 보고서에는 분명히 '문화관광 발전에 기어코자 한다'고 하고 있다. 2016년 홍콩 마카오 심천 광저우를 다녀온 경제도시위원회 61쪽 짜리 보고서에는 '우리시 실정에 맞는 발전방향을 제시하고자 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2017년 말썽 속에 인도 연수를 강행한 경주시의회 해외연수 보고서에도 '인도를 벤치마킹해 경주시 발전에 기어코자 한다'고 방문 목적을 밝히고 있다. 2015년 경제도시위원회 일정표에는 10월22일 대만 선진의회 방문 일정이 나온다. 그러나 그 다음이 없다.
 선진의회에서 뭘 보았는지, 경주시 의회제도의 개선에는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전혀 나타나는 게 없다. 경주에 맞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고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싼 돈 들여 해외 연수를 하는 이유다.
 경주시의원들 뿐만 아니라 모든 경북기초의원들이 진정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일 때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시간관계상 경주시의회의 연수보고서만 검토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여행안내서와 기행문을 적절히 버무려놓았다는 느낌만 받았다.
 정준기 기자 jjk@kby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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