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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기획/특집
무관심·불신 고착,무용론 넘어 폐지론까지 대두
경북 기초의회 대해부 <② 기초의회의 길은 어디인가>
포항서 스티커 여론조사 시민 78% "무보수 명예직 전환 필요"
청렴도 평가에선 62%가 부정적 "하등의 가치 없어 폐지해야"
주민참여 조례 등 활성화…미래지향·생산적 행정구역 개편을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9월 02일(일) 20:15
↑↑ 경북연합일보가 지난 1일 포항시 남구 지곡동 롯데마트 앞과 북구 우현동 탑마트 두 곳에서 지역 주민들의 기초의회에 대한 생생한 견해를 듣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 경북연합일보

경북연합일보는'경북 기초의회 대해부'기획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우리는 경북 기초의회가 시·군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그래서 기초의원들의 의정활동 행태를 중점 분석해 우리 경북기초의회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초의회는 풀뿌리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기초의회의 존재는 민주정치 질서의 존립과 직결된다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현대민주주의사회에 이르기까지 곡절을 거치면서 다양한 발전을 거듭해온 정치제도는 대의제민주주의로 안착했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적이면서 최상의 원리는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공간에서 만나는 것이다.
 그러나 인구의 폭발적 증가와 산업화로 인한 도시화는 사회 구성원 각자의 견해나 주장을 한꺼번에 모두 담을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치고 결국 의회제도를 통해 풀어낼 수밖에 없었다.
 현실로 눈을 돌리면 경북도민이 뽑은 23개 기초의회들은 자신들을 뽑은 시·군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해 왔는가라는 물음과 마주친다.
 대다수 유권자들은 아니라고 단호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경북기초의회를 보는 눈은 차갑다 못해 얼음장이다. 과연 그 많은 돈을 주면서까지 이들이 필요한지는 의문이라는 견해가 강하다.
 기초의회는 자치행정에 주민들을 대신해 참여해 그들의 주장과 이익을 반영시키고 지방재정을 튼튼하게 만들어 복지사회를 만드는 것이 본연의 길이다.
 그러나 우리 경북기초의회는 다른 길로 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겉멋만 잔뜩 들어있는 기초의원들의 모습을 보는 주민들의 심정은 참담할 지경이다. 한마디로 정신 자세가 문제라는 지적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팽배하다.
 몇 십만 원짜리 금배지를 달고 대궐 같은 청사에다 옥상옥(屋上屋)으로 주민들 위에 군림하려는 모습이 그들이라면 틀린 이야기일까. 경북기초의회가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는 첫 번째 이유다.
 경북기초의회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급속도로 진화한 인터넷 환경이 기초의회의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 사회는 또 다른 개념의 시대를 맞고 있다. SNS에 의해 공간의 파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디 있든 우리는 실시간으로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다.
 하나의 뉴스가 뜨면 실시간으로 한꺼번에 수만 명이 댓글을 달 정도로 물리적인 공간은 의미가 없는 시대다. 예전의 공간적 개념은 사라지고 직접민주주의에 아주 근접한 수준으로까지 사회가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주민참여조례제도까지 활성화 된다면 주민들의 직접민주주의적 성격은 훨씬 더 강해질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고비용 저효율의 현행 기초의회 제도를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
 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지자체의 지각 변동 역시 경북기초의회의 새로운 길 모색을 요구하고 있다. 다양한 시민단체의 활동도 경북기초의회의 무용론을 넘어 혁신적인 폐지론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행태로 미루어 볼 때 경북기초의회 스스로 길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새 길 찾기가 쉬운 작업은 아니다.
 일단 고비용을 줄이는 일부터 손을 대야 한다.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행정구역 개편과 함께 지방의회 혁신에 초점을 맞추어 길을 찾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
 경북기초의회 폐지가 현실 여건상 성급하고 다소 감정적인 결론이라면 발전적인 해체 후 구조·기능적으로 효율적인 재건축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초의회의 길 찾기에 실패하면 지방자치 역시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된다.

◇기초의회 무용론을 넘어 폐지론까지, 여론은 ?

 우리 경북기초의회가 주민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은 부인 못할 현실이다. 그 중심에는 일부 함량 미달의 기초의원들이 있다. 기초의원들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 경북기초의회는 기초의원들의 크고 작은 비리와 주민들의 눈높이에 못 미치는 몰상식한 언행들로 얼룩졌다.
 무용론은 개선의 희망이 보일 때의 이야기다. 이미 여론은 폐지 쪽으로 가까이 가 있다는 생각이다.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기초의회 폐지론이 선거년도마다 4년 주기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평소 아예 무기력증에 빠져서 무관심과 냉소로 방관하다가 선거 때만 되면 유권자인 주민들의 목소리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이다. 꾸준히 대두되어 왔지만 근래 들어 부쩍 크게 들리는 기초의회 폐지 목소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짚어 봤다.
 참고로 가장 최근인 2014년 MBC의 여론조사인데 특별시 광역시 의 구·군 기초의회 폐지 찬성이 토착비리, 예산낭비 등을 이유로 50.5%나 됐다.
 경북기초의회의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생각이 어떤지 알아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고 지역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우리는 지역 주민들의 기초의회에 대한 생생한 견해를 듣기 위해 스티커 여론조사방식을 선택했다.
   경북 제1의 도시인 포항을 조사대상지로 선정, 3가지 설문에 대해서 조사했다. 가장 편견 없이 폭넓은 계층을 상대로 의견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해 포항시 남구 지곡동 롯데마트 앞과 북구 우현동 탑마트 두 군데에서 지난 9월 1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313명이 조사에 참여할 만큼 시민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여론 조사 결과 역시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기초의회와 의원들에 대한 불신은 상상 이상이었고 같은 맥락에서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컸다.
   설문1.〈기초의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 대한 조사에서‘필요하다’가 108명으로 34.5%,‘잘 모르겠다’가 92명으로 29.4%,‘필요없다’가 113명으로 36.1%로 약간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포항시민들 사이에서는 기초의회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약간 더 우세했지만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찮았다. 잘 모르겠다고 의견을 유보한 시민들도 적지 않은 수치를 보였다.
   설문2.〈기초의회 의원의 유급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 대해서‘무보수 명예직’을 선택한 시민이 무려 245명으로 78.2%,‘지금 그대로’를 찬성한 사람이 34명 10.9%, 잘 모르겠다’가 34명으로 10.9%이었다.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고액의 연봉제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시민들은 기초의원들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봉사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설문3.〈기초의원들이 청렴하다고 생각하십니까?〉항목에서는‘그렇다’가 15명으로 4.8%를 차지했다.‘그렇지 않다’가 무려 195명으로 62%,‘잘 모르겠다’가 103명으로 32.9%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우리 기초의원들의 청렴도는 충격적이었다. 시민들 대다수는 기초의원들이 청렴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포항시 북구 우현동에 사는 조모씨(58)는 우리 기초의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우리 기초의회는 하등의 존재 가치가 없다. 그래서 돈을 줄 필요도 없고 이참에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시는 경북 제1의 도시이자 지역여론의 중심도시이다. 포항의 여론이 전체 경북 지역 여론을 반드시 대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경북지역 여론의 향방이 어디쯤인지는 충분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의회의 필요성 부분이다.
   기초의회의 존재 자체가 필요치 않다는 목소리가 물론 더 컸지만 필요성을 어느 정도는 인정하면서도 지금 같아서는 안된다는 개혁의 목소리 역시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었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은 제 길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Ⅲ에서 왜 이 같은 여론이 나올 수 있었는가를 실제 우리 경북지역 기초의회 의원들의 행태에 초점을 맞춰 분석함으로써 검증한다.
 정준기 기자 (정치학 박사)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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