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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가슴에 새긴 한편의 시 '나 하나 꽃 피어'
'국민시인' 조동화 시인 시비 제막식… 문학도시 위상 제고
조동화 시인, 문학발전 기여 인정
'국민詩' 명성… 교과서 수록도
지역·국가 아우르는 평화 상징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1월 18일(목) 19:16
↑↑ 경주문협 회원들이 지난 16일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 시비 제막식에 참석해 축하를 하고 있다.
ⓒ 경북연합일보
글을 책으로 남기면 100년, 돌에 새기면 500년을 간다는 말이 있다. 지난 16일 국민시인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 시비 제막식이 경주 보문단지내 제1 호반교 앞에서 열렸다.
 이날 고희연을 함께한 시비 제막식에는 경주문협 김형섭 회장과 경주문협회원, 이진락 도의원, 박귀룡·한순희 시의원, 민병도 국제시조협회장, 박방희 대구문인협회장, 노중석·박영식·박명숙·노종래·주창호·정경화·김미정·심석정·임성화 시조시인과 조향순 시인, 문삼석·김향이·임정진·아동문학가, 가족·친지, 제자, 문인 등 15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시비는 높이 2m로 단단한 화강암에 붉은 빛이 도는 기단이 시를 받치고 있다. 오랜 문우인 노중석 시인의 글씨로 생명을 잇는 '나 하나 꽃 피어' 시를 새겼다.
 보문 둘레길 시비건립은 경주시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사업이다. 시비는 경주 출신 작가 및 경주와 인연이 있는 작가들의 시를 소개해 문화도시로서의 경주시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건립하고 있다.
 현재 보문 둘레길에는 2016년 김동리의 '패랭이꽃', 박목월의 '나그네', 허영자 '완행열차' 등이 세워졌으며, 2017년에 작고한 이근식 시인의 '고분공원 사잇길에서'가 세워져 지난 13일 시비제막식을 했다. 기존 세워진 시비로 보문홍도공원의 박목월의 '달', 박목월 생가에 '윤사월', 토함산 등산로에 유치환의 '석굴암 대불', 황성공원 내 박목월의 '송아지' 노래 비, 이경록의 '사랑가', 이근식 시인의 문예대 제자들이 세운 '고분공원 사잇길에서' 등 20여기의 현대시 시비가 있다.
 

ⓒ 경북연합일보
■나 하나 꽃 피우고, 너 하나 물드는 詩의 확장성
 경주 보문 둘레길 조동화 시비에 새겨진 '나 하나 꽃 피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대중들에게 애송되는 시다. 이른바 국민詩라는 이름으로 교과서에도 실렸다. 이 시는 날이 갈수록 한정되는 개인의 축소지향을 넘어서는 열린 시다. '나 하나만'에서 외연을 넓히면 '우리'라는 무한의 소통을 이룬다. 이는 일종의 구도자적 삶이다.
 박방희 시인은 "물방울이 바다가 되고 한 알의 모래알이 모여 사막이 된다"며 "수많은 물방울과 모래 한 알이 대자연을 만들 듯 '더불어 철학'은 아름다운 공동체 정신에 작품의 미학이 담겨 있어 이 시가 아름다운 시가 되고 국민시가 될 수 있었다"고 축사에서 말했다.
 세상은 홀로 살 수 없다.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소망한다. 나 하나만의 자족으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다. 획일적이고 균등화된 평등세계가 아니라, 개성적이되 우호적 대등한 관계가 이상향의 사회다. 참 쉽고도 잘 기억되는 이 시의 우수성은 '우리'라는 공동체적 사고방식의 아름다운 질서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 시의 적절성은 한 가정에서부터 지역, 국가, 세계까지 모두 아우르는 평화적 메시지가 담겨 있는 점이다. '나 하나 쯤'이라는 안일한 개인주의를 탈피해 '너와 나'라는 관계에서부터 '우리 모두'의 변화를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참으로 바람직한 정신적 가치를 내재한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문학의 힘이다. 문학의 힘은 권위적이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한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개인주의와 가족주의가 팽배해 날이 갈수록 배려심보다 경쟁적 적대감으로 성취욕을 자극한다.
 나 하나에서 시작된 작은 소망은 너에게로 건너가고, 그래서 우리들 모두 하나의 지구별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면 그 자체가 평화다. 개인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가족은 비교 우위적 경쟁을, 지역은 한정된 이기주의로, 국가와 국가는 이익의 충돌로 서로 불화한다.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는 세상의 화평을 위한 정답을 제시한다. 나와 너와 우리 모두의 참된 참여로 이룩하고 마는 유토피아의 경전이다. 시인은 흔하지만 진정한 선비의 향기를 풍기는 시인은 드물다. 그는 진짜 文人이다. 경주의 자랑이며 위대한 詩人이다.
 

■헛된 욕심이 없는 눈빛이 안온한 시인
 시인은 1948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문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경주문화고등학교에서 오래 재직한 인연으로 경주사람이 됐다.
 그의 시 '낙동강'은 '어린 시절 나는 엄마의 등에 업혀 처음으로 낙동강을 보았다'로 시작된다. 서정주 시 의 '자화상' '아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에 버금가는 명문장으로 회자되고 있다. 시인의 성장기는 시 '낙동강'에 응집돼 있으며 시인으로의 출사표라고 할 수 있다.
 민병도 시인은 "1972년 쯤 경산역에서 선산으로 기차 통학을 하는 시인이 늘 메모지를 꺼내 놓고 무엇인가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며 "50년 긴 인연 속에서 시인은 지금까지 한결 같은 모습으로 묵묵히 타향 경주에서 시의 역량을 펼치다 드디어 경주시가 알아주고 나서서 시비를 세워줘 감동이다"고 시인과의 인연을 이야기 했다.
 시인을 이야기 할 때 빼 놓지 않고 이야기 되는 것이 아내 박숙희 동화작가다. 동화작가와 시조시인은 문학적 동지로 경주 낭산 아래 '송뢰헌'에서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넉넉한 그늘로 문학 작품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동화 시인의 동시 한편 한편의 작품마다 박숙희 동화작가가 실물보다 더 뛰어난 삽화를 그려 '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와 '우리나라 나비새 풀 나무2' 동시집을 발간했다.
 동시집을 통해 인간은 산과 들과 강과 바다와 하늘이라는 자연 속에서 풀, 나무, 나비, 새 등 여러 가지 생명체들과 교감하고, 그것들과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전하고 있다.
 그는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낙화암'이 당선되고,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첨성대',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낙동강'이 당선됐다. 문학 지망생들이 일생 꿈꾸는 신춘문예에 세 번씩 당선한 이는 극히 드물다. 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 전 지부장과 21세기문예창작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주성경침례교회 목사로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의 문학적 재능은 1985년 '중앙시조대상', 2003년 '이호우문학상', 2010년 '유심문학상' 2013년 '통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낙화암' '산성리에서' '처용형님과 더불어' '강은 그림자가 없다' '낮은 물소리' '눈 내리는 밤' '영원을 꿈꾸다'등이 있다.
 20여 년 전 쓴 그의 시 '나 하나 꽃 피어'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00년부터다. 모 은행지점장이 아침조회에서 낭송한 다음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삼성그룹에서 이 시의 사용허가를 신청해왔고, 2008년에는 경찰청장이 지방을 순시하면서 이 시를 읊었다. 2010년에는 모 은행장의 취임사에 이 시가 등장하고, 2011년에는 초등교과서에 수록되는 영광을 안는다. 2012년 안철수 대통령후보가 기자협회 초청토론에서 이 시를 낭송하면서 이른바 당당히 국민詩라는 이름을 얻었다.
 

■신동 반딧불군, 시를 노래로 만들다
 시비 제막식을 겸해 고희연이 열린 16일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다. 시인의 시가 음악으로 우리 곁에 찾아 올수 있게 한 반딧불 군이다. 세상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던 시를 드디어 멋진 성악곡으로 만든 작곡가다.
 당시 전주 만수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반 군은 식당 한쪽 벽에 걸린 시를 보고 작곡을 하기로 마음먹고 1년여에 걸쳐 곡을 완성했다. 이 천재소년의 작곡집 이름이 '나 하나 꽃 피어 If I Flower Alone'다. 총 3부로 나뉜 작곡집의 1부 작곡일기에 조동화시인과 반딧불군의 편지 등이 실려 있다. 2부에는 성악곡'나 하나 꽃 피어' 외 7곡과 3부에는 반딧불군의 기악곡 8편이 실렸다.
 이 소년은 생후 26개월에 구구단을 외우고, 38개월에는 세 자리 숫자 계산, 57개월에는 영어동화책의 문법적 오류를 지적할 정도였다. 초등1학년 때 한자1급 시험에 합격하여 역대 전국최연소의 화제를 낳았다.
 학원이나 과외를 일절 받지 않은 반딧불군은 전국학력경시대회에서 모든 과목에서 동시 수상을 했다. 이 외에도 각 대학의 창의사고력 대회 등에서 상위권의 상을 휩쓰는 다양한 천재성을 보였다. 만 4세 때부터 작곡을 습작하고, 6세에 피아노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작곡을 했다.
 반딧불 군은 악보패 전달식에서 "신라 천년의 경주에 선생님의 시비가 세워져 감동스럽다"며 "제가 1년여에 걸쳐 작곡한 '나 하나 꽃 피어'가 국민애창곡을 넘어 UN에서 연주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노래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희동 기자 khd@kby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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