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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 방폐물 재분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11월 18일(월) 17:25
ⓒ 경북연합일보
10월 23일, 원자력환경공단(이하 공단) 월성지역본부에서 경주방폐장에 기 반입된 원자력연구원의 방폐물 드럼에 대한 '시료 채취 참관'이 있었다. 작년에 원자력연구원에서 발생한 방사능 데이터 분석 오류 사태의 방폐물에 대해 재분석을 실시해 지역사회의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조치였다.
 이렇게 된 데는 민관합동조사단 전문가들의 1차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는데 지역주민 일부가 기 반입된 방폐물 드럼에 대한 실질적 분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사단은 회의를 열어 사일로에 처분 전인 766드럼 중 10드럼에 대해 드럼당 500g씩 시료를 채취해 재분석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방폐물 시료 채취 참관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몇몇 시의원과 주민대표들이 이의를 제기해 한동안 장내가 시끄러웠다. 그들은 처분 전의 방폐물을 분석할 게 아니라 기 처분된 원자력연구원의 방폐물 1천834드럼 중에서 무작위로 10드럼 정도 꺼내 재분석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일로에 처분된 방폐물이 고준위인지 중준위인지 저준위인지 도통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일부를 꺼내서 다시 분석하자는 논리였다.
 물론 일견 타당한 주장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원자력환경공단도, 원자력연구원도 지역주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에 처분된 방폐물에 대해서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괴상망측한 방폐물이 경주방폐장에 처분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방폐물의 사일로 처분'이라 함은 인간 세계와의 단절, 다시 말해 '영구 격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사일로에 영구 처분한 방폐물을 다시 끄집어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법적으로 쟁점이 됐다. 반발과 논란이 계속되자, 공단 측은 "현재 우리나라는 처분된 방폐물 드럼을 밖으로 꺼낼 수 있는 법이 없다"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해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시료 채취 참관 일정 때문에 논란은 일단 소강 국면이 됐다. 20여 명에 이르는 시의원, 조사단 위원, 감시기구 위원들은 문제가 된 방폐물 드럼들에 대한 시료 채취 현장을 직접 가보고 나서, 시료를 채취하는 장면은 주변의 방사선을 고려해 실시간 중계화면으로 확인을 했다. 그렇게 참관이 끝났지만, 여전히 몇 명의 주민대표는 사일로에 처분한 방폐물 드럼에 대한 재분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계속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민관합동조사단 제11차 회의에서 공단은 '처분 방폐물 회수 시의 문제점'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단의 답변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선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처분된 방폐물을 회수한다고 하더라도 법규 개정에 필요한 시간, 방폐물 회수 시스템 확보 및 저장건물 신축 등에 걸리는 기간을 모두 고려하면 무려 8년이나 소요된다면서 더 큰 문제는 해당 기간 동안은 국내 신규 방폐물의 인수·처분을 전면 중단해야 하므로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라고 했다.
 어쨌든 지난 13일에 조사단 위원들은 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채취된 시료를 분석하는 과정을 직접 참관했다. 11월 말쯤 재분석 결과가 나온다니 처분농도제한치 이내임이 확인되면 최종보고서에 반영될 것이고, 설마 그럴 일이 일어날리야 없겠지만 만약 분석 결과가 이상하다면 사태 해결은 요원해지고 엄청난 혼란에 직면할 것이다.
 필자는 한시라도 빨리 이 모든 사태가 잘 해결돼 중·저준위방폐장의 '2019년 방폐물 반입과 처분 실적 제로(0)'가 현실화하지 않길 바란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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