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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본사 재이전 공론화, 시기상조다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9월 23일(월) 18:00
ⓒ 경북연합일보
지난 8월 12일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경주발전협의회가 주최하여 '경주 상생과 발전 세미나'가 열렸다. 겉 주제는 '경주 상생과 발전'이었지만, 속 주제는 '한수원 본사 재이전 공론화'였다. 이날 양북면 장항리에 위치한 한수원 본사의 기능 일부를 도심권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그동안 시민사회 일각에서 '한수원 본사 위치 재조정 또는 한수원 기능 일부 도심권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규호 교수가 '경주지역과 한수원의 상생협력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수원 본사 재이전' 문제를 공론화한 것이다.
 김 교수는 한수원 이사회 의장이기도 한 자신이 발제하는 게 타당하지 않지만, 경주발전협의회의 사정상 불가피하게 발제를 하게 됐다며 다소 조심스럽게 주제에 다가가더니 점차 구체적으로 접근했다. 그는 '한수원 산하의 중앙연구원, 인재개발원, 연수원 기능 등을 현재의 한수원 본사에 흡수하는 것'을 전제로 "한수원 연관업체 관련 동반성장 전담부서, 대외 업무가 빈번한 부서 등이 도심에 온다면 한수원의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고, 지역발전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 7월, 경주시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수원이 대외 접촉이 많은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 사무실을 도심 부근에 물색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회사 차원에서 기능 분산 등을 검토한 것은 일절 없다며 강력히 부인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한수원 본사 이전지 문제로 경주는 거의 6년간을 허송세월했다. 2006년 12월 29일 극심한 논란 끝에 한수원 본사 위치가 장항리로 결정된 이후부터 2012년 2월까지 '한수원 본사 위치 재론'으로 경주지역은 분열과 대립과 갈등만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필자는 세미나 때 토론자 자격으로 '한수원 본사 재이전 공론화는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밝혔다. '시기상조'라고 말한 이유는 '때가 되면 공론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 김 교수가 피력한 전제보다는 훨씬 폭넓고 규모가 크다.
 방폐장 유치 당시에 정부와 한수원이 약속한 사항을 보자. 한수원 본사와 동반 이전하기로 약속한 협력업체는 두산중공업의 '원자력 분야 본사', 한국정수(주), 한전기공, 코센, 한전KDN, 한전전력기술 등 6개 회사다. 또한 원자력교육원과 방사선보건연구원 분원, 방사선 활용 실증단지 등의 공공기관 이전도 당초 약속한 사항이다. 그런데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약속이 지켜진 게 하나도 없다.
 되레 동경주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뒤이어 '한수사(寺)'라는 자조적인 이름도 생겼다. 왜 이렇게 됐을까. 정작 중요한 '약속 이행 요구'는 제쳐두고, 한수원 본사 이전지를 둘러싸고 우리끼리 싸우느라 허송세월만 한 것이다. 그 바람에 정부와 한수원은 휘파람을 불었다.
 아무튼 그때의 대응에 아쉬움이 크다. 시내권과 동경주가 힘을 합쳐 정부와 한수원이 약속한 사항들을 모두 받아내고 나서 대승적으로 '파이 나누기'를 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든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기로 한 약속을 어긴 건 정부다. 맥스터 추가건설도 방폐장특별법에 의하면 할 수 없다. 속된 말로, 현재 상황은 경주가 갑이고, 정부와 한수원이 을이다. 이참에 받아내지 못하면 영영 받아내지 못할 것이고, 경주는 두고두고 '원자력산업의 희생양'으로만 남을 뿐이다. 똘똘 뭉쳐 받아내야 한다. 안 되면 싸워서라도 받아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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