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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마인물형 토기가 신라인이 아니라고?
정형진 신라얼문화연구원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9월 17일(화) 17:58
ⓒ 경북연합일보
기마인물형토기에는 종족적으로 두 그룹의 모습이 표현돼 있다. 인물은 당시 신라 귀족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매부리코에 쭉 찢어진 눈이 특징인 이 인물의 모습에는 서양인(메부리코)의 모습에 동양인(쭉 찢어진 눈)의 모습이 가미돼 있다. 변한인이 유목민계통으로 서양인의 혈통과 관련 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바로 흉노에 속했거나 그 서쪽에 살던 사람들일 것이다.
 미술 사학자인 권영필은 '기마인물형의 용모가 메부리코여서 이국적인 풍모를 지녔다'고 했다.
 고고학자인 김병모도 '인물은 매부리코에다 고깔모자를 쓰고 있다. 이 토기의 형상대로 판단한다면 이 사람은 신라인이나 가야인이 아니다', '아마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큰 코를 강조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인물이 신라인이 아닐까요? 이 인물은 신라 귀족의 모습임이 분명하다.
 매부리코의 서양인에 고깔모자를 쓰던 사람들, 그러니까 '신당서'나 '구당서'에 변한인이라고 한 사람들은 바로 천산주변에 살던 사카계열과 관련 있다. 고신라 당시 왕족과 귀족의 무덤에서는 토우가 많이 출토되는데, 그 토우들도 고깔모자를 쓰고 있다.
 필자는 '실크로드를 달려온, 신라왕족'(일빛,2005)에서 이 문제를 깊이 다루었다. 유라시아 문화사를 살펴보면 고깔모자는 사카족의 풍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천산 동서지역의 무덤에서 발굴된 자료나 암각화에서 고깔모자를 쓴 사카족의 흔적을 많이 볼 수 있다. 신라의 무덤양식이나 금관 등은 모두 사카족의 그것과 너무나 흡사하다.
 문무왕비문에 신라왕족의 조상으로 나오는 제천투후 김일제도 사카족일 가능성이 높다. 그의 아버지는 하서회랑에서 활동하던 휴도왕이었는데, 휴도왕이란 명칭 자체가 '사카족의 왕' 혹은 '석가모니를 모시는 왕'이란 의미이다.
 이런 점들을 이해하고 보면 기마인물형 토기는 우리의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아 주는 중요한 정보를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토기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 하나를 더 읽어 보고 끝내자. 말 등에 물을 붓는 수구의 모양을 보자. 마치 솥처럼 생겼다. 그것은 기마민족이 이동하면서 음식을 조리하는 도구인 동복이라고 하는 것과 닮았다. 말과 인물 모두가 북방문화와 관련 있다. 이와 비슷한 실제의 동복이 김해 대성동고분에서도 출토되었다. 기마민족의 문화가 한반도 남부에 전해지고 있었던 증거다. 이는 신라왕이었음을 말해준다.
 이와 같이 유물을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잘 이해하면 잊힌 과거를 복원할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문학적 정보를 동원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기마인물형 토기만 해도 '삼국지'나 '신·구당서'에 등장하는 신라인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인물의 얼굴과 두상에서 우리는 진한인의 모습과 변한인의 모습이 혼재한 것을 확인했다. 신라 지배층의 흐름을 본 것이다. 신라 초기는 진한인이 주도했고, 미추왕과 내물왕 이후 변한인이 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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