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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라드호(號)'의 난항과 업(業)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9월 02일(월) 17:38
ⓒ 경북연합일보
예로부터 '재수 없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있다. 최근의 여러 상황을 보면, 원자력환경공단(이하 코라드)이 그 짝이다. 안 풀려도 너무 안 풀려 동정심이 생길 정도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그럴까. 정부와 한수원의 소행으로 인한 '업보'를 애먼 코라드가 받는지도 모른다. 정부는 '경주 양북면 봉길리'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하 방폐장) 부지로 적합지가 아니었음에도 이를 호도한 채 주민수용성을 빌미로 부지 선정과 건설을 밀어붙였고, 그로 인한 후폭풍은 엄청났다. 방폐장 건설 도중 연약 암반, 지하수와 해수 유입 등의 문제가 불거져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고 더구나 건설 비리까지 터져 3차례나 공기를 연장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천신만고 끝에 착공 9년 만에 완공을 한 것이다.
 2015년 8월 방폐장 운영이 시작되면서 코라드호가 순항하는가 싶더니 작년 말 원자력연구원에서의 '방폐물 핵종 분석 오류 사태'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 사태는 엄밀하게 따지면 코라드의 '검증과 관리 부실'이라는 잘못이 있지만, 연구원 내부의 소행이므로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 파장과 대가는 가혹했다.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이하 감시기구)가 주도하고 경주시의회가 호응하여 작년 12월말부터 경주방폐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방폐물의 반입과 처분을 중단시킨 것이다. 그 후 '방폐물 관리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이하 조사단)이 구성됐고, 조사 결과에 따라 방폐물의 반입과 처분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방폐물 반입, 처분 실적 제로(0)' 상황이 7개월 넘게 장기화되자 정부와 국회는 코라드에 경고장을 던졌고, 코라드는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빨리 타개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물이 '발생자 예비검사 강화, 핵종 교차분석 신설, 공단의 검사역량 강화' 등의 장단기 재발방지대책 마련과 시행이었다.
 하지만 코라드의 이러한 안간힘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악재가 외부에서 일어났다. 아뿔싸, 감시기구에서 돌발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조사단의 단장 역할을 하던 감시기구 부위원장과, 실무와 운영을 총괄하는 간사 역할을 하던 감시센터 소장이 감시기구에서 발생한 불미스런 사태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진다는 명분으로 지난 달에 사퇴를 해버렸다. 조사단의 예정된 일정들이 벌써 1개월 정도씩 순연됐고, 향후 일정도 계속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파문이 점점 확산되자, 감시기구의 위원장인 경주시장은 지난 주 임시회의를 열어 부위원장을 새로 선출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그날 모 인터넷신문이 '감시기구에서 일어난 불미스런 사태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감춰져 있다'는 기사를 쓰는 바람에 의혹이 더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아무튼 방폐장의 건설과 운영을 관장하는 코라드호는 안팎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데다 사태 수습도 자꾸 꼬이고 있다. 달리 해석하면 정부와 한수원의 원죄 탓이다. 2016년까지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고, 특별지원사업의 이행도 지지부진한 데다 무엇보다도 한수원 본사와 동반 이전하기로 약속한 협력업체와 공공기관의 이전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경제적 시너지 효과도 별로이다. 이렇게 누적된 불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방폐물 반입 및 처분 전면 중단'이란 초강수가 나왔는지도 모른다.
 이럴 때일수록 코라드는 원칙을 지키고, 순리에 따라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과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참뜻을 명심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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