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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도네 항소심' 판결과 그 파장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8월 26일(월) 17:14
ⓒ 경북연합일보
원자력발전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됐던 일명 '균도네 소송'의 항소심에서 예측과 다른 판결이 내려지면서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1심 판결은 균도네 가족의 일부 승소로 귀결됐는데 양측 모두 항소했고, 항소심이 오래 이어지다 4년 8개월 만에 판결이 뒤집혔다.
 부산고법은 "갑상선암 발병과 원전에서 배출되는 방사선 물질에 의한 피폭 사이에 개별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부산 기장군에 사는 이진섭 씨는 '균도 아빠'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발달장애를 가진 균도 군과, 직장암에 걸린 이진섭 씨 부자가 같이 KBS 다큐미니시리즈 '인간극장'에 출연하면서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다. 그의 가족들이 줄줄이 몹쓸 병에 걸리자, 이진섭씨는 가족들의 질병이 '핵발전소 때문'이라고 생각해 2012년에 한국수력원자력(주)를 상대로 갑상선암 등의 암 발병과 관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걸었다. 2014년 10월, 부산지법은 "피고는 박씨(균도 군 어머니)에게 1천500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1심 판결의 후폭풍은 엄청났다. 원전 주변지역 환경단체들이 공동으로 소송을 진행한 것이다. 이른바 '갑상선암 발병 피해자 공동소송'이다. 원전 반경 10km 이내에서 최소 5년 이상 거주하거나 근무한 주민들 중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618명의 주민이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이 소송은 피해자 가족을 포함한 원고인 수가 총 2천882명에 이르는, 국내 원전 방사능 피해 관련 손해배상소송 사상 최대 규모이다.
 그러다 보니 필자도 항소심 판결 결과에 관심이 많았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지려야 질 수 없는 소송에서 졌다"며 지나친 방심을 자책하던 당시 한수원 관계자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두 번째로 1심 판결의 근거가 된 논문의 연구책임자였던 안윤옥 교수가 "해당 연구 결과는 통계적인 유의미성을 밝힌 것일 뿐, 원전에서 나온 방사선과 특정 개인의 갑상선암 발병 사이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항소심이 있게 되면, 통계적 의미를 가진 역학연구를 근거로 인과관계를 인정한 재판부의 판단이 '과연 옳으냐'가 쟁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탈원전 정책을 펴는 문재인 정부에다 '탈원전과 탈원전 반대'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에서 과연 고등법원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 하는 것도 필자의 관심사였다. 마지막으로, 4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갑상선암 발병 피해자 공동소송'의 1심 판결을 균도네 항소심 판결 뒤에 하기로 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항소심 판단이 1심의 판단과 엇갈린 가장 큰 이유는 '공해소송의 인과관계 증명 책임' 법리의 적용 여부였다. 또한 서울대 원자력연구소 등에 의해 조사된 고리원전 인근 주민들의 피폭선량이 '연간 피폭선량 한도' 1mSv보다 훨씬 낮은 수치였던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이에 대해 원고 측 변호인은 "공해소송 입증 책임은 해당 기업에 있는데 재판부는 이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를 충분히 밝히지 않았다"며 상고의 뜻을 밝혔다.
 이제 '균도네 소송'은 결국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더욱 치열한 법리 공방과 '갑상선암 발병과 원전 방사능의 인과관계'에 대한 논리 싸움이 예상된다. 길고 긴, 지루하면서도 팽팽한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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