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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옆방
전인식 시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14일(목) 19:04
ⓒ 경북연합일보
빅토르 위고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대문호이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레 미제라블>과 <노트르담 드 파리> <웃는 남자>등은 오래도록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여전히 공연되고 있다.
 그는 26권의 시집, 20권의 소설, 12편의 희곡, 21편의 철학서등을 집필하였다. 귀족적인 문체를 배제하고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로 작품을 썼고 인간의 위대함과 믿음을 바탕으로 한 휴머니즘이 작품의 근간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일까 발표할 때마다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한몸에 받은 프랑스 문학사상 가장 인기 있는 작가였다. 국가훈장을 받았고 국회의원을 지냈고 귀족지위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명성에 가리워진 사생활을 들여다보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섹스광, 성도착증환자, 문단의 카사노바, 미치광이노인네 등 타고난 바람둥이로 괴테, 톨스토이등과 함께 세계문학사에 3대 호색한으로 꼽힌다. 그렇게 된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좋아해서 결혼한 아내 피델 푸세가 절친 친구와 외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후 복수라도 하듯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에게 연애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다면 줄리에트 드루에는 뮤즈와 다름없다. 자신의 희곡작품을 연기한 배우인 그녀를 만날 당시 빅토르 위고는 서른, 줄리에트 드루에가 스물 여섯살이었다. 거의 반세기동안 내연의 관계로 지내면서 주고받은 연서가 무려 2만여 통이었다.
 이만큼 두 사람의 관계는 특별했다. 빛과 그늘이 되어 준 그녀의 집에다 빅토르 위고는 '천국의 옆방'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을 지어주었다. 명작이 탄생하게끔 무한한 영감을 불러 넣어준 정신적 위안처였고 문학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소울 메이트이기도 했다. 줄리에트 드루에는 결혼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빅토르 위고만을 바라보며 그만을 사랑하며, 정절을 지키며 살았다.
 위고가 나폴레옹과 불화로 목숨이 위태로울 때 위조여권을 만들어 피신을 도왔고, 망명생활을 같이하는 동안 <레 미제라블>의 원고를 정서하며 돕기도 했다. 잘난 남자의 정부로 살며 가질 수 있는 것 보다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해 단한 번도 후회 한 적 없었다. 마치 빅토르 위고만을 위해 태어난 여자처럼…
 반면에 빅토르 위고는 평생을 수많은 여자들을 탐하고 다녔다. 아들의 애인을 뺏으려 했고, 간통사건에 피소되기도 했고, 스물 두살 비서를 사랑했으며, 정부인 줄리에트의 하녀까지 탐하려 했다. 사망하기 한 달 전에까지 섹스를 즐겼고 자신만이 아는 비밀 암호로 섹스기록까지 남기기도 했다. 섹스 없이는 하루를 살수 없을 만큼 섹스중독자 였고 화려한 여성편력의 소유자였다.
 공과 사를 엄연히 구분하는 프랑인들의 톨레랑스가 작용하였을까 일생동안 끊임없는 연애스캔들의 주인공이었지만 위대한 작품들을 탄생시킨 대작가에 걸맞게 그가 사망하자 프랑스 정부는 국장으로 장례를 치러주었다. 가로수마다 검은 리본을 묶고 20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그의 시를 암송하며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하였다. 운구행렬은 개선문을 지나 프랑스영웅들이 안치되는 팡테옹국립묘지에 안치되었다.
 그에게는 누구나 갖고 싶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는 천국의 옆방이 있었다.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고, 창조적 재료가 되는 사랑은 때로는 유죄가 되고 때로는 무죄가 되는 걸까?
 평생 사랑을 갈구한 빅토르 위고는 사랑에 대한 많은 어록들을 남겼다 '우주를 단 한사람으로 축소하고, 한사람을 신으로 확대하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라고 했다. 유언장에는 "내 육신의 눈은 감길 것이나 영혼의 눈은 언제나 열려있을 것이다 교회의 기도를 거부한다. 바라는 것은 영혼으로부터 나오는 단 한사람의 기도다" 그 한사람은 누구일까 천국의 옆방에 살던 사람은 아닐까?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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