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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단지를 둘러싼 설왕설래(說往說來)
정현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04일(월) 19:34
ⓒ 경북연합일보
지난주에 경주시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와 경북도, 경주시와의 간담회가 열렸다. 원전해체연구소 경주 유치 추진 현황 설명, 유치 전략들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경북도는 동해안전략산업국장, 원자력정책과장 등이 참석했고, 경주시는 부시장을 비롯해 원자력정책과장 및 팀장들이 총동원됐다.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고 절박하다는 의미였다.
 경북도 국장은 "도지사가 산자부에 이미 강력하게 건의했고, 조만간 국무총리가 내려오면 직접 원해연 유치에 대해 건의한다. 또 경주지역 국회의원을 위시해 국회 산자위 소속의 장석춘, 곽대훈 의원이 돕고 있어서 유치가 희망적이니 더욱 분발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울산과 부산은 오래전부터 지역 국회의원을 총동원하여 전방위적인 총력 체계를 구축하여 공동 유치 작전까지 벌이고 있는데 경북과 경주는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다.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총력 대응하여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그러자 방폐장 인근지역의 모 분과위원장도 덧붙였다. "만약 원해연은 다른 데 주고, 원전 해체 폐기물을 경주방폐장에 가져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예 꿈도 꾸지 마라. 경주시민들 특히 방폐장 인근 주민들이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라며 전의를 다졌다.
 아무튼 범대위와 지자체, 정치권이 정보 공유 및 신속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언론과 정치권 등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공식 간담회가 종료됐다. 그러고 나서 비공식적인 대화들이 한참 오가던 중 '원자력연구단지 유치 낙관론'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경북도와 경주시가 오래전부터 유치를 추진해 왔던 '국제에너지과학연구단지' 또는 '국제원자력안전연구단지'에 관한 희망사항이었다. 설령 원해연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원자력연구단지를 유치하면 더 낫다는 말이었다. 다시 말해 '정부가 원해연을 다른 데 준다면, 그 대신 원자력연구단지를 줄 것이다'라는 낙관론이었다.
 과연 그럴까.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필자가 더욱 염려하는 점은, 자칫 꿩도 놓치고 알도 잃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누구든 어느 지역이든 좋고 안전한 것은 유치하려 하고, 싫고 위험한 것은 유치하기를 꺼리게 마련이다. 원해연을 놓치고 대신 '국제원자력안전연구단지'를 유치한다 하더라도 '제2원자력연구원'이라는 알짜배기는 가져오지 못하고, 대전의 지역민들이 '내어가라'고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는 기피시설만 가져오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경주시 관계자는 그런 시설은 절대 아니라고 하지만, 경북도와 경주시가 야심차게 유치하려는 사업은 '파이로프로세싱, 소듐냉각고속로 등을 연구하는 시설'이다. 다시 말해, 사용후핵연료 부피와 독성 저감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시설 및 이를 건립하기 위한 부지 확보인 것이다. 1천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단지 부지(감포읍에 330만㎡ 규모)도 마련해놨고, '대덕연구단지'처럼 수백 명의 박사급 인력이 상주하는 '제2원자력연구원'으로 지정될 거라며 경주시민들의 기대심리를 한껏 부추겨왔다.
 솔직히 말하면, 대전의 '원자력연구원'에서 이러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역민들과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위험하다며 반대가 심하니까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원해연이나 원자력연구단지 유치에 대한 비관론도 금물이지만, 지나친 낙관론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솔직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유치하고 나서 설득하면 된다'는 구시대적 발상은 이제 버려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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