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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세기에만 나오는 미실은 실존인물인가(1) 사량(思量)
정현진 신라얼문화연구원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2월 27일(수) 19:04
ⓒ 경북연합일보
사랑이란 말이 '사량(思量)'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생각할 사와 헤아릴 량이 합쳐져서 사랑이 되었다는 말이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사랑에 빠지면 머릿속은 온통 상대방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찬다는 것을. 그와 같은 사랑이 있기에 행복하고, 그 사랑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사랑은 지금도 세상을 휘졌고 다니지만 옛날에도 그랬다.
 삼국시대 말엽 신라의 수도 서라벌에는 뭇 사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사랑의 화신처럼 이 땅에 왔다. 미실이라고 하는 여인이다.
 신라인들이 상당히 개방적인 성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삼국유사』에는 신라인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왕이 죽어 미모의 여인과 사랑을 나눈 이야기, 호랑이 처녀와 사랑을 나눈 이야기, 선덕여왕을 짝 사랑 하다가 심장에 불이 붙어 온 몸이 타고 그 불로 탑이 불타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통일신라 말의 향가인 처용가를 보면 당시 성의 개방정도를 알 수 있다.
 '밤늦도록 서라벌 유흥가에서 놀다가 집에 와보니, 아내가 외간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도 처용은 담담히 물러난다. 그런데 그가 물러나면서 하는 말이 더 가관이다. 이불 속에 있는 두 다리는 분명 내 것인데 빼앗겼으니 어찌하리!'라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본래 내 아내이지만 아내의 마음이 딴 사내한테 가 있으니 처용이 포기 한다는 말 아닌가. 아내의 성 결정권을 존중한다는 그 대범함이 어디서 나왔을까.
 신라인의 사랑 이야기 중에 가장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것이 미실(美室)에 관한 것이다.
 과연 미실은 실존인물일까.
 몇 해 전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가 대 히트를 쳤다.
 그 드라마의 주인공은 선덕여왕인데 실질적으로 드라마를 끌고 간 주인공은 미실이었다.
 미실이란 여성은 중고기 신라를 들었다 놓았다한 여걸로 등장했다.
 미실은 색공(色供)을 통해서 권력을 얻고 유지하는 인물로 설정되었다.
 드라마에 표현된 미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여러 남자들을 품안에 두었다. 지금의 개방된 시각에서 보아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다.
 미실은 사실 역사에 기록된 인물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1980년대 이후 갑자기 등장했다.
 실제로 1980년대까지 전하던 역사책에는 미실이란 인물이 없다. 그러니까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미실이 나오지 않는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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