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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길, 가야 할 곳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8월 19일(화) 19:36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우리의 삶은 마치 드넓은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와 같다. 목적지 없이 그저 물결이 이끄는 대로 표류한다면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 삶에 있어서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나아가야 할 길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 바로 ‘목표’다. 목표 설정은 배의 ‘방향키’와 같아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곳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삶의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나는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심사숙고의 과정 없이는 아무리 훌륭한 목표라도 금세 흔들리거나 좌초될 수 있다. 방향키를 잡기 전에 어디에 갈지 확실히 정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디에 갈지. ‘가야 할 곳’이다. 비가 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사슴은 山을 오른다. 길이 멀어도 가야 할 곳이 있는 달팽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길이 막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鰱魚(연어)는 강을 거슬러 오른다.
人生이라는 작은 배 역시 가야 할 곳이 있다면 颱風(태풍)이 불어도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 가야 할 곳이 있으면 멈추지 말고 가야 한다. 그게 가야 할 길이다. 새도, 사슴도, 달팽이도, 연어도 ‘가야 할 곳’이 있어서 멈추지 않고 가야 할 길을 가는 것이다.
인(因)과 연(緣), 인연이란 말이 있다. 인은 직접적인 원인이요, 연은 간접적인 원인이다. 꽃을 재배할 때 씨는 인이요, 땅이나 물은 연이다. 인은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다. 봉선화를 심으면 봉선화가 핀다. 연은 다르다. 땅의 질, 거름, 수분의 조절에 따라 더 아름답고 좋은 꽃을 피울 수 있다.
운명도 바뀐다. 운명(運命)은 한자로 보면 ‘운(運)’은 움직이다, 흐르다, ‘명(命)’은 생명, 삶의 명령이란 뜻이다. 즉, 운명이란 내 삶이 흘러가는 길 위에 놓인 ‘가능성’이다. 운이 좋은 사람도 있고 운이 나쁜 사람도 있지만 명이 좋은 사람이나 나쁜 사람은 없다. 노력 여하에 따라 운이 나쁜 사람이 운이 좋은 사람보다 나을 수 있다.
어느 도인이 길을 가다가 곧 죽을 상의 젊은이를 만났다. 얼굴을 보니 죽을운이 확실하다. 측은한 생각이 들어 무리하지 말도록 당부하고 헤어졌다. 돌아오는 길에 그 젊은이를 또 만났다. 죽었을 줄 알았던 젊은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물으니, 손을 씻다가 개울에 떠내려가는 나뭇잎에 개미들이 타고 어쩔 줄 모르고 있어 건져 주었다고 했다. 위기에 처한 개미들을 구해 준 어진 마음으로 명(命)이 바뀐 것이다. 관상보다 심상이라는 말도 있지만 운명의 명(命)도 노력에 따라 바뀌는 것이다.
‘가야 할 곳’과 ‘가야 할 길’. 이재명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은 “대화와 양보, 상생의 정치”, 가야 할 곳은 “부강한 나라, 함께 잘 사는 나라, 진정한 민주공화국”이라 했다. 남북 관계는 “냉전적 사고와 대결에서 벗어나”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으로 “평화로운 한반도,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고, 한일 관계에서 실용 외교, 셔틀 외교로 “미래 지향적 상생 협력의 길 모색”한다고 했다.
이 ‘가야 할 길’ 위에서 ‘가야 할 곳’은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이 가득한 나라, 국민 주권의 빛이 꺼지지 않는 나라”라고 차분하게 언급했다. 온 국민이 힘 모아 ‘가야 할 길’이요, ‘가야 할 곳’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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