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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참관기(Ⅱ)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22일(월) 17:33
ⓒ 경북연합일보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은 45만 평 규모의 부지에 직원 수도 1,600명에 이른다. 그런데 더이상 어떤 연구시설도 짓기가 어려울 정도로 포화가 돼 '제2 연구원'을 조성하려고 추진해왔다. 경주는 전 시장 때부터 감포에 '국제에너지과학연구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제2 연구원'을 이곳에 유치하려고 공을 들였다. 그러다가 작년 7월, 주낙영 경주시장은 연구원장과 '혁신 원자력기술연구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후 경주시와 연구원은 '혁신원자력연구개발단지' 조성을 위한 계획 수립에 들어갔고,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최대 난관이 남았음에도 내년 착공을 목표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제2 원자력연구원'과 '혁신 원자력기술연구원'이 다른 건지, 아니면 그게 그건지 하는 것이다.
 연구개발단지의 추진 단장이 "상업용 소형원자로 개발 등의 혁신원자력 연구개발, 즉 블루오션에 해당하는 SMR(소형모듈식원자로)을 가장 먼저 개발해서 세계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제2 원자력연구원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음에도 언론에서도 지역에서도 연구원이 다른 꿍꿍이속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즉 'SMR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대전시민들이 폐기하든지 내가든지 하라'고 요구하는 기피시설까지 뭉뚱그려 은근슬쩍 들여오려고 한다는 우려를 필자도 가지고 있다.
 아무튼, 필자는 연구원에 있는 국내 유일의 지하 120m 깊이 지하처분연구시설(KURT)이 고준위방폐물을 직접 가지고 연구하는 곳이 아님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그래서 이 시설은 위험시설이 아니다. 또 하나의 성과는 '화학분석센터' 내의 수조에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폐물)가 저장돼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직접 본 건 아니지만, 테스트용으로 각 원전에서 가져온 사용후핵연료가 그곳에 보관돼 있다는 걸 관계자들이 시인했고, 방사선보호구역이어서 출입이 엄격히 통제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확인은, 연구원에서 이미 개발한 SMART원자로와 경주 감포에서 연구·개발하려는 '소형원자로'는 엄밀하게 보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연구원의 현장에서 직접 본, 실물 크기의 SMART원자로는 일체형 가압경수로이고, 열출력이 365MW이고, 전기출력이 100MW인 소형원자로로서 인구 10만 명 정도의 중소도시에 필요한 전기와 깨끗한 물을 생산할 수 있는 다목적 원자로였다.
 유효노심 높이가 2m이고 전체 높이가 총 12m 정도였는데 전기출력이 대형원전의 1/10 정도 되는, 소형이라기보다는 중소형에 가까웠다. 부대설비까지 포함하면 전체 설비는 기존의 원자력발전소와 다름없었다. 철로 제작된 원통형 압력용기 안에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자로 냉각재펌프 등 원자로 계통의 주요 기기가 들어가 있어 방사성 물질의 외부 유출 가능성이 적다는 안전성이 장점이다. 쉽게 말해, 원자로만 일체형이고 전체 설비는 기존의 원전과 비슷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MOU를 체결하여 사우디 현지에 2기를 건설하여 이를 바탕으로 추가 건설 및 제3국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필자는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따져보았다. 이미 개발한 SMART원자로와 감포의 연구단지에서 개발이 이뤄질 '초소형원자로'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면 대전의 한 시민단체가 주장한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차세대 해양·우주 등에서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초소형원자력시스템 기술개발'이라고 화려하게 포장하여 '위험한 실증로 단지'를 조성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더욱 증폭됐다.
(다음에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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