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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15일(월) 17:41
ⓒ 경북연합일보
월성1호기의 경제성이 고의로 '과소평가' 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증폭됐고, 지난해 9월 국회는 감사원에 '월성1호기 조기폐쇄의 타당성 감사'를 요구했었다. 이 감사에 대한 결과를 감사원이 8개월째 제출하지 않아 국회법 위반 논란에다, 외압 때문에 감사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의혹까지 낳았던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가 최근 들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소설로 치면 '절정의 정점'을 치닫고 있다. 소설 구성의 5단계는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다. 발단, 전개 과정까지는 지루한 스토리였다. 그런데 별안간 '위기'가 닥쳤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감사결과 발표를 총선을 의식하고,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고의로 늦추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고, 일부 시민단체와 원자력계로부터 '직무유기'로 고발을 당했다.
 그런데 이 고발을 계기로 대반전이 이뤄졌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감춰진 속사정이 드러나더니 더 극적인 사건들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사태가 전개되고 있다. 이제 이 '월성1호기의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즉 이 사태의 결말은 언론들과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말았다.
 대반전은 감사원장의 의외의 행동에서부터 비롯됐다. 고발을 당할 때까지만 해도 감사원장은 권력에 굴하여 감사결과 발표를 계속 미루는 부정적 인물로 그려졌다. 그런데 사실은 국가 최고 감사기관인 감사원이라는 거대 조직에서 감사원장은 법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그동안 한국수력원자력(주)의 조사 비협조, 일부 담당 직원의 직무유기 '월성1호기는 경제성이 있다'라는 감사보고서가 친여(親與) 감사위원들의 반대로 3차례나 감사위원회에서 의 부결 등으로 힘들어하던 감사원장은 휴가를 가서 결심을 굳히고는 복귀하여 감사 담당국장을 전격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새로 임명된 공공기관감사국장과 추가 투입된 감사관들은 한수원의 업무용 PC, 핵심관계자들의 이메일 수·발신 내역 등을 제출받아서 현재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장은 간부회의에서 "월성1호기 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4대강 감사 꼴이 날 수 있다. 검은 것을 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는 의미심장하면서도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외부 압력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 잃은 소금"이라며 성역 없는 감사를 주문하며 늦게나마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며칠 전부터는 극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감사원이 한국수력원자력(주) 정재훈 사장을 비롯한 핵심관계자 10여 명을 차례대로 소환하는 등 고강도 조사에 나선 것이다. 어저께는 감사원 감사관이 직접 한수원을 방문해 감사를 벌이면서 한때 취재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용역 보고서의 임의 왜곡·조작에 대한 감사' 문제를 두고 진영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감사원의 결과 발표를 주목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탈(脫)원전에 대한 찬반을 떠나 국민은 진실을 알고 싶은 것이다. 2018년 6월 한수원 이사회는 월성1호기의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조기폐쇄를 결정했는데 이보다 3년여 전에는 경주시민들에게 7천억 원을 들여 보수해 '안전성, 경제성이 모두 확보'됐다며 수명연장을 승인받았다. 경주시민들은 한수원의 뒤바뀐 논리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감사원이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제 역할에 충실해야 나라가 올바르게 설 수 있다. 현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길이기도 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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