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0-08-13 오후 08:00:3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행사알림
회사알림
 
뉴스 > 칼럼
파란 하늘 아래 파란 잔디
한순희 수필가, 경주문인협회장, 경주시 전 시의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10일(수) 17:44
ⓒ 경북연합일보
여름 한낮, 삼복더위에 매미소리마저도 정적에 숨죽이고 정물화 속 풍경으로 멈춰 있는 기억 속의 시간에는 늘 양손에 기름을 잔뜩 묻히고 하얀 먼지를 뒤집어 쓴 굵은 힘줄의 검게 탄 손길의 아버지가 있었다. 정미소를 운영하셨던 아버지는 원동기를 돌릴 때마다 힘에 부쳐 시동이 걸리지 않았을 때 일그러진 낭패스런 표정을 짓던 얼굴이 지금도 나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아버지는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긁어 모으며 가족을 돌보았다. 그 시절을 살아온 기억 속에서는 자신의 삶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분투 중이던 아버지가 대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가늠할 수 없는 뻘 속을 헤쳐 나아가야 하는 고됨의 연속 중이란 것을 몰랐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묻는다. 그집은 사는 게 힘들지 않냐고.
 아마도 사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묻는 이들은 자신들의 삶이 힘들어서 일 수도 있다. 한 가정에서 가장으로서 역할이 버거운 것일 수도 있다. 동병상련의 심정을 타인으로부터 공감을 얻고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상처를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무서운 법이다. 잘 아물지도 않을뿐더러 치유 가능한 영약도 없다. 어찌 힘들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의 부모님들이 살아온 것처럼 나름의 고통이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
 사는 것이 힘든 시기에 경주문인협회의 회장을 맡았다. 내가 한 단체의 가장이 되었다. 세상이 시끄럽고 소란스러우면 통장의 잔고를 챙기며 가족의 앞날을 걱정하게 된다. 우리의 아버지가 그랬듯 경제적인 벌이로 가족의 의식주를 풍족하게 해주어야 하고 정미소에 딸린 일꾼들을 먹여 살려야 했듯이 단체의 열악한 환경을 챙겨야 한다.
 세상의 많은 아버지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삶을 버티며 다른 시간 속으로 살아갔을까. 맑은 햇살을 더듬던 아버지는 올망졸망 아이들의 투정도 허허 로운 웃음으로 받아 들여 주었다.
 그처럼 나 역시 회원들의 습작을 통해 문학인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간절한 희망을 충족시켜 주어야 하리라. 그래서 보기 싫은 사람도 보아야 하고, 자존심 상하는 상황도 견뎌야 하고, 인내심이 바닥을 보여도 버텨야 한다. 이것은 특정 세대의 얘기가 아니라 어느 단체나 늘 존재하는 가장들의 얘기다.
 자기의 입장에서 생각해 작품을 집필하고 표현하는 것이 습관화 돼 있는 글을 쓰는 문인들의 가장이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독야청청 소나무 껍질처럼 골이 깊은 것을 메워야 하고, 투박한 껍질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파란 하늘 아래 파란 잔디가 자라는 가장 숭고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먹고 사는 것이 풍성한 자식들의 세대도 삶의 고단함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은데, 어찌 우리의 부모님들은 그 험난한 세월을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마음을 다독이며 살아왔을까.
 우리의 마음 속에는 부모로부터 이어 받은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있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힘들어도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가장의 삶은 그런 가족을 위해 희생해 가는 것이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가진 숭고함과 존귀함의 힘을 믿는다. 서리 밑에서도 시들지 않고 꿋꿋하게 향기를 품어내야 하는 것이 가장이다.
 가장은 그 힘을 스스로에게 가족 모두에게 선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가족의 이력은 작은 마음이 큰 마음이 돼 실패하지 않을 때 나온다. 가장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가족 모두의 노력 위에 행복이 피어나리라.
 누가 뭐래도 가장의 무게는 생계의 저울 위에서 가장 무겁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포항 지진 피해주민 뿔났다 …“정..
포항 기계면 유기농 쌀, 경진대회 ..
“군주론(君主論)으로 본 국민의 선..
포항시의회, 지진특별법 개정 건의
‘혁신 원자력연구단지’와‘제2 ..
포항시, 지진특별법 공청회 시민 반..
기독교와 불교의 믿음, 무엇이 다른..
범대위, 포항지진특별법 시행령 개..
감사원의 분발과 성과를 기대한다
봉화군 학교 밖 청소년,
최신뉴스
의성군, 2차 로컬창업캠프 운영  
영주‘8·15 광복쌀’독도경비대 ..  
영주시, 적십자병원 업무협약 체결  
예천군, 집중 호우피해 긴급 읍면..  
영양, 홍고추 수매로 농가수익 증..  
2020‘균등분 주민세’122억원 부..  
대구보건대, 해외취업 연수생 발대..  
지역의료계 집단 휴진 대비 비상진..  
광복절 맞아 국립신암선열공원 봉..  
대구시, 광복 제75주년 경축식 개..  
DGB대구은행, 호우 피해기업 1천억..  
반도건설‘서대구역 반도유보라 센..  
신세계건설‘빌리브 파크뷰’ 평균..  
장마 뒤 가을이 성큼  
이철우 도지사‘통합신공항 유치 ..  

신문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고충처리인제도 개인정보취급방침 제휴문의 광고문의 구독신청 기사제보 저작권 문의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경북연합일보 / 사업자등록번호: 505-81-82281/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금성로 395번길 3(서라벌빌딩 2층)
발행인.편집인: 정진욱 / mail: sp-11112222@daum.net / Tel: 054)777-7744 / Fax : 054)774-331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가0003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진욱
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21,602
오늘 방문자 수 : 12,291
총 방문자 수 : 26,035,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