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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참관기(Ⅰ)
정현걸 칼럼니스트,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09일(화) 17:47
ⓒ 경북연합일보
필자는 원전을 '독이 든 보물단지'라고 종종 표현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도 마찬가지다. 1959년에 원자력연구소(국립)가 설립돼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유일의 원자력 종합연구개발 기관으로서 원자력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한국표준형원전 기술 구축, 핵연료 국산화, 연구용원자로 국산화, 방사성동위원소 기술 선진화 등 기술자립을 이룩했다.
 공(功)이 많으면 과(過)도 많은 법인가. 최근 들어 연구원은 탈이 더 많은 곳이 됐다. '방사능 핵종 분석 오류 사태'를 일으켜 모든 중·저준위방폐물을 경주방폐장에 반입과 처분을 못 하게 만들었다.
 올 초에는 '자연증발시설 인공방사성핵종 방출사건'이 터졌다. 연구원 정문 앞 배수구 근처 하천과 토양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평상시의 약 60배 양의 인공방사성 물질 세슘이 검출된 것이다. 특히 세슘-137은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핵실험 등을 통해 인공적으로만 만들어지는 원소여서 더욱 대전 시민들의 우려를 샀다.
 아무튼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각종 사건, 사고와 원자력안전법 위반으로 수십억 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물었다. 게다가 1년 반이나 논란이 됐던 '방사능 분석 오류 사태와 방폐물 반입·처분 중단 사태'는 가까스로 일단락돼 각 원전의 방폐물은 반입이 허용됐지만, 연구원에 있는 방폐물의 반입 재개는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어 대전 시민들이 연구원을 압박하고 있다.
 필자가 지난주에 연구원을 방문한 주목적은 '방폐물 핵종분석 오류 재발방지 대책 및 후속조치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방폐물 핵종분석을 하는 '화학분석센터'가 새롭게 단장해 그 시설물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속내는 연구원의 지하처분연구시설(KURT), 하나로연구시설 등 각종 시설들을 둘러보고 앞으로 경주로 올지도 모를 위험한 시설들이 있나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의 원자력연구원은 45만 평 규모에 직원이 1,600여 명에 이른다. 연구원의 시설들이 노후했고, 땅이 포화가 돼 연구시설들을 더 지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연구원은 '제2 원자력연구원'을 조성하려고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고, 0순위가 바로 '혁신원자력연구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경주 감포 일대인 것이다.
 아무튼 필자는 그날 기존의 '화학분석센터' 내의 수조에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폐물)가 저장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직접 본 건 아니지만, 테스트용으로 각 원전에서 가져온 사용후핵연료가 그곳에 보관돼 있다는 걸 관계자들이 시인한 것이다.
 그래서 우선 지난주 칼럼의 잘못된 부분부터 정정한다. 연구원에 있는 국내 유일의 지하 120m 깊이 지하처분연구시설(KURT)이 고준위방폐물을 직접 가지고 연구하는 곳이 아님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다시 말해, 지하 동굴에 고준위방폐물을 안전하게 처분하는 기술 연구, 즉 처분설비의 방벽 성능평가 및 검증 시험을 수행하는 곳이다.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대전 시민들은 위험한 사용후핵연료가 있는 지하처분연구시설을 내가든지 폐기하든지 하라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것이 아니라, 화학연구센터에 보관하고 있는 위험한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폐물)와 기피시설을 빨리 내가라고 주장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그 증거를 하나만 들면, 화학분석센터는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방사선보호구역이어서 방호복을 입고 철저한 절차에 따라 출입할 수 있었고, 지하처분연구시설은 아무런 통제 없이 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 (다음주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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